아이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열어주는 집이 부쩍 늘었습니다. 한 경제지 보도로는 미성년 주식계좌 개설이 1년 새 세 배가 됐습니다. 세뱃돈과 명절 용돈을 모아 넣고, 매달 얼마씩 보태고, 부모가 대신 종목을 골라 사줍니다.
이 계좌를 둘러싼 질문이 세무 상담에 반복해서 올라옵니다. 얼마까지 세금이 없느냐, 용돈도 증여냐, 신고를 꼭 해야 하느냐, 부모가 대신 사고팔아도 되느냐. 답은 대개 “2천만 원까지는 세금이 없다”에서 끝나는데, 정작 사고가 나는 자리는 그 뒤입니다.
이 글은 명절 앞뒤로 나온 언론 문답과 세무 상담 사례, 회계법인 안내를 읽고 부모들이 실제로 걸리는 지점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국세청 안내 페이지는 직접 열리지 않아 세율과 가산세 수치는 언론 세 곳에서 일치한 것만 적었습니다.
2천만 원의 뜻 — 10년, 그리고 부모와 조부모를 합쳐서
증여세에는 증여재산공제라는 게 있습니다. 받는 사람 기준으로, 부모나 조부모 같은 직계존속에게 받은 돈은 성년이면 5천만 원, 미성년이면 2천만 원까지 세금이 없습니다. 배우자는 6억 원, 형제나 사촌 같은 기타 친족은 1천만 원입니다. 2024년부터는 결혼이나 출산 때 직계존속에게 받는 돈에 1억 원이 따로 붙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자주 빠집니다. 하나는 10년 합산입니다. 2천만 원은 한 번에 주는 한도가 아니라 10년 동안 받은 걸 다 더한 한도입니다. 태어났을 때 1천만 원, 다섯 살에 1천만 원을 넣었으면 열 살까지는 더 넣을 자리가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직계존속 합산입니다. 아빠가 준 돈과 엄마가 준 돈, 할아버지가 준 돈, 외할머니가 준 돈이 전부 한 주머니로 계산됩니다. 부모가 2천만 원을 채웠는데 조부모가 추석에 500만 원을 얹으면 그 500만 원부터 과세 구간입니다. 게다가 조부모가 손주에게 바로 주는 건 세대를 건너뛴 증여라 계산된 세금에 30%가 더 붙습니다.
이 구조를 이용한 계산이 세무 안내 글에 공통으로 나옵니다. 0세에 2천만 원, 10세에 2천만 원, 20세에 5천만 원, 30세에 5천만 원을 넣으면 서른까지 1억 4천만 원을 세금 없이 넘길 수 있고, 결혼할 때 1억 원이 더 붙습니다. 물론 넣을 돈이 있을 때 얘기이고, 핵심은 10년 주기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 받는 사람 | 공제 한도 (10년 합산) | 비고 |
|---|---|---|
| 미성년 자녀·손주 | 2천만 원 | 부모·조부모 합산, 손주 직접 증여는 세금에 30% 할증 |
| 성년 자녀·손주 | 5천만 원 | 위와 같음 |
| 혼인·출산 시 자녀 | +1억 원 | 혼인신고 전후 2년, 출산 후 2년 안 (2024년~) |
| 배우자 | 6억 원 | |
| 형제자매·기타 친족 | 1천만 원 |
용돈과 증여의 경계 — 쓰면 용돈, 쌓이면 증여
세뱃돈이나 명절 용돈까지 증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회통념 범위면 아니다”입니다. 법에 금액이 적혀 있는 게 아니라, 그 나이 아이에게 그 정도 주는 게 보통이냐를 봅니다. 초등학생에게 5만 원, 10만 원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경계는 금액보다 용도에서 갈립니다. 명절마다 올라오는 언론 문답이 같은 말을 합니다. 용돈으로 쓰이면 용돈이고, 쓰이지 않고 계좌에 쌓여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이 되면 증여입니다. 열 살 아이가 받은 세뱃돈이 매년 100만 원씩 열 해 모여 1천만 원어치 주식이 됐다면, 국세청 눈에는 소비된 용돈이 아니라 형성된 재산입니다.
“몇 만 원씩 모은 게 무슨 증여냐”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게 문제가 되는 시점은 지금이 아닙니다. 그 아이가 서른 살에 집을 살 때입니다. 취득 자금이 소득에 비해 크면 자금출처를 묻고, 그때 계좌를 거슬러 올라가면 어린 시절 입금이 나옵니다. 회계법인 안내에는 상속 정리 때 피상속인 계좌를 훑다가 10년 넘게 전 입금이 드러난 경우가 적혀 있습니다. 증여는 당장 잡히지 않아도 언젠가 계좌 기록으로 나옵니다.
그렇다고 세뱃돈까지 신고하라는 건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쓰라고 준 돈이 쓰였으면 신경 쓸 일 없고, 아이 이름으로 자산을 만들 목적으로 넣는 돈은 액수가 작아도 증여로 보고 기록을 남기는 게 맞습니다.
세금이 0이어도 신고를 하는 이유
2천만 원 안이면 낼 세금이 없으니 신고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신고를 안 해도 당장 가산세는 없습니다. 낼 세금이 0이면 무신고 가산세도 0의 20%라 0입니다. 그런데 세무 상담 답변이 한목소리로 신고를 권하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신고를 하면 그 돈이 그 시점에 아이 것이 됐다는 기록이 남습니다. 그 뒤 아이 계좌에서 주식이 두 배가 되든 세 배가 되든, 늘어난 부분은 아이 재산이 굴러서 커진 것이지 부모가 더 준 게 아닙니다. 추가 증여가 아닙니다.
신고를 안 하면 이 경계가 없습니다. 10년 뒤 계좌에 8천만 원이 들어 있는데 2천만 원을 넣었다는 기록이 부모 통장 이체 내역뿐이라면, 국세청이 언제 얼마를 증여로 볼지는 그쪽 판단에 달립니다. 최악은 넣은 원금이 아니라 불어난 뒤의 금액을 증여 시점 가액으로 보는 경우입니다. 세무 상담 사례에서 “0원이라도 신고”라는 말이 반복되는 건 이 위험 때문입니다.
절차는 어렵지 않습니다. 증여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홈택스에서 증여세 신고를 하면 됩니다. 3월 10일에 넣었으면 6월 30일까지입니다. 낼 세금이 있을 때 기한 안에 신고하면 세액의 3%를 깎아주고,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 가산세 20%에 하루 0.022%씩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습니다. 미성년 자녀 계좌라면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신고합니다.
이체할 때 한 가지. 부모 계좌에서 아이 계좌로 옮길 때 적요에 “증여”라고 적어두라는 안내가 언론 기사에 나옵니다. 나중에 입금 성격을 두고 다툴 때 그 한 줄이 근거가 됩니다.
부모가 대신 사고팔면 생기는 다른 문제
돈을 넣고 신고까지 마쳤어도 남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 계좌를 부모가 운용하는 경우입니다. 미성년 계좌는 어차피 부모가 관리하니 당연해 보이는데, 매매 빈도와 방식에 따라 국세청이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우량주를 사서 묵혀두는 정도면 자녀 재산을 관리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기 계좌처럼 단타를 반복해 수익을 내면, 그 계좌를 부모의 차명계좌로 보고 수익까지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세무 상담 안내의 요지입니다. 그러면 신고했던 원금과 별개로 수익분에 증여세가 다시 붙고, 금융실명제 문제까지 얹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 계좌는 넣은 돈으로 몇 종목을 사서 오래 두는 방식이 안전하고, 부모가 굴려서 불려주고 싶다면 부모 계좌에서 굴린 뒤 결과를 증여하는 게 깔끔합니다. 그 경우엔 물론 증여 시점 가액으로 공제 한도를 따집니다.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빌려주는 형태도 있습니다. 성년 자녀에게 집 살 돈을 빌려줬다고 하려면 차용증과 실제 상환 기록이 있어야 하고, 이자를 안 받거나 낮게 받으면 법정이자 4.6%와의 차이가 연 1천만 원을 넘을 때 그 차이가 증여로 잡힙니다. 회계법인 안내가 강조하는 건 서류보다 실제로 갚았느냐를 본다는 점입니다. 상속 단계에서 이 기록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안심상속 조회와 기한에 따로 적어뒀습니다.
| 상황 | 국세청이 보는 방식 | 해둘 것 |
|---|---|---|
| 세뱃돈·명절 용돈을 그때그때 씀 | 사회통념 범위, 증여 아님 | 없음 |
| 용돈을 모아 자녀 계좌에서 주식 매수 | 적립된 재산 = 증여 | 입금 시점에 증여 신고 (0원이라도) |
| 부모가 매달 자녀 계좌에 송금 | 증여, 10년 합산 | 적요 “증여”, 3개월 내 신고 |
| 신고한 돈으로 산 주식이 오름 | 자녀 재산의 운용 수익, 추가 증여 아님 | 없음 |
| 부모가 자녀 계좌로 잦은 매매 | 차명계좌 + 수익 증여로 볼 수 있음 | 매매 최소화, 굴리려면 부모 계좌에서 |
| 조부모가 손주에게 직접 목돈 | 부모 증여와 합산, 세금 30% 할증 | 합산 잔여 한도 확인 후 |
넘겼을 때의 세금 — 1억 원까지는 10%
한도를 넘기면 넘긴 부분에 세율이 붙습니다. 과세표준 1억 원까지 10%, 5억 원까지 20%, 10억 원까지 30%, 30억 원까지 40%, 그 위는 50%입니다. 미성년 자녀에게 3천만 원을 넣었다면 2천만 원을 빼고 1천만 원의 10%인 100만 원이 세금이고, 기한 안에 신고하면 3%를 깎아 97만 원입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세금 자체보다 신고를 안 했을 때가 문제입니다. 100만 원을 안 낸 채 몇 년 지나면 무신고 가산세 20만 원에 납부지연 가산세가 하루 220원씩 붙어 1년이면 8만 원 남짓, 5년이면 40만 원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 그 돈으로 산 주식이 올랐다면 앞에서 말한 대로 어느 금액을 증여로 볼지가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2천만 원을 넘길 걸 알면서 굳이 한 번에 넣을 이유는 없습니다. 10년 주기를 두고 나눠 넣으면 되고, 그 사이 학원비나 등록금처럼 부모가 직접 내는 돈은 부양 의무 범위라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자녀 교육비를 어디까지 공제받는지는 교육비 세액공제에 정리돼 있습니다.
계좌를 열어준 부모가 오늘 할 일
아이 계좌에 이미 넣은 돈이 있다면 지난 10년 입금을 합쳐보고, 부모와 조부모 몫을 다 더해 2천만 원 안인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안이면 지금이라도 홈택스에서 증여 신고를 해서 기준점을 만들어두면 됩니다. 3개월이 지났어도 세금이 0이면 가산세도 0이라 늦었다고 손해 볼 건 없습니다.
앞으로 넣을 돈은 적요에 증여라고 적고, 넣은 달 기준 3개월 안에 신고하고, 계좌 매매는 부모 손을 최소한으로 두는 것. 이 셋이 세무 상담 답변에서 반복되는 전부입니다.
2천만 원까지 세금이 없다는 건 맞습니다. 다만 그건 세금 얘기이고, 기록은 다른 얘기입니다. 기록이 없는 돈은 10년 뒤 아이가 집을 살 때 다시 물어옵니다.






